술자리 잦은 연말연시, 허리건강을 사수하라
이원창 연세광혜병원 대표원장
신년회 등 당분간 술자리가 이어지기 쉬운 요즘이다. 그러나 과도한 음주는 척추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알코올은 디스크에 혈액 공급을 방해하고, 알코올 분해를 위한 단백질을 소비시키면서 척추를 지탱하는 근육과 인대를 약하게 만든다. 또 술을 마시면 우리 몸은 알코올을 분해하면서 생성되는 ‘아세트 알데히드’가 근육통을 일으켜, 평소 요통이 있는 사람이라면 음주 후 허리통증 심해질 수 있다. 실제, 연말이 지나면 기존 허리 통증환자의 경우가 악화돼 병원을 찾는 일이 많다.
술자리에서 장시간 앉아있는 의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앉은 자세는 서있을 때보다 척추 부담이 약 1.5배 늘어나기 때문에 오래 앉아있을수록 허리 건강에 좋지 않다. 앞으로 숙인 자세를 취하거나 다리를 꼬고 앉았을 경우에는 척추에 가해지는 하중이 두 배까지 늘어난다.
보통 회식은 고깃집이나 술집에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등받이가 없는 의자에 앉게 되면 등과 허리, 엉덩이를 뒤에서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허리가 뒤로 빠지며 구부정하게 앉는 요추 후만 자세가 되기 쉽다. 이러한 자세는 허리 뒤쪽의 인대, 디스크 등이 압력을 받게 되어 허리디스크 환자라면 통증이 발생하기가 쉽다.
여성들의 경우, 핸드백을 의자 뒤쪽에 놓고 의자 끝에만 살짝 걸터앉기도 하는데 이 역시 등받이가 없는 의자에 앉는 것과 똑같이 허리를 긴장시키고 피곤하게 만든다. 디스크 환자는 가급적 등받이가 없는 의자를 피하고,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등받이가 없더라도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앉는 것이 좋다. 허리가 피곤해지지 않도록 한 시간에 한번 씩 일어나 5분간 스트레칭 등으로 긴장을 풀어주면 도움이 된다. 특히 겨울철에는 낮은 기온으로 인해 전신의 근육과 인대가 수축되기 때문에 스트레칭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진다.
피할 수 없는 술자리라면 술과 안주를 함께 먹고, 수시로 물을 마셔 알코올 분해를 돕는 것도 좋다.
담배의 니코틴성분은 말초혈관을 수축시키고 디스크로 공급되는 영양분과 대사물의 이동을 어렵게 해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를 앞당긴다. 특히 척추수술 후 흡연은 회복을 더디게 할 뿐 아니라 재발 가능성도 높인다. 때문에 술자리에서 만큼만 이라도 흡연을 피하는 것이 좋다.